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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어원과 의미 소개

스타일의 어원은 필기도구를 뜻하는 라틴어의 stilus 와 형상과 이미지를 뜻하는 에덴어의 STTOLaH 그리고 히브리어의 바늘이란 뜻의 stylus 가 서로 교차적으로 변화하였다. 이 세 단어는 고대 시대에 이미지나 글을 돌과 나무 등에 정확하게 새기기 위한 ‘날카롭고, 뾰족한 것’을 의미하였다. 이후 스타일은 프랑스어인 stile 로 변화되었고 16 세기 style 의 영어 표현으로 정착되었다. 2014 년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 사전은 스타일을 다음과 같이 정의 하고 있다. 


독창적인 ‘방식’에 의한 ‘과정’과 ‘개성’으로, 예술 작품의 작곡, 작문, 그림, 시대, 사조, 장소, 사람의‘외형적 특징’과 그것이 표현하는 우아함과 세련됨을 의미한다. 스타일은 인간의 개성 표현, 작가의 문체나 화풍, 예술의 양식, 상품의 형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다. 스타일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특정 대상의 고유적 속성을 상징하고 비유하여 이르는 단어이다. 다음 표는 국립 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네이버 사전에 등록된 예문을 통해 스타일의 보편적인 의미사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스타일은 대체로 방식, 모양, 유형, 멋 등의 의미로 사용됨을 알 수 있다. 또한, 스타일은 “그것은 나의 스타일이다.”, “피카소는 다양한 스타일로 작품을 만들었다.” “최신 스타일의 옷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공간의 스타일은 거주자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의 말하는 스타일은 특별해.”, “1950 년대 젊은 층의 스타일은 지금의 젊은 층과는 매우 다르다.” 등의 표현으로 의미와 용례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모두 남과 차별되는 특성 즉 개성을 나타내려는 공통점이 있다.16) 스타일은 자아의 외면적 특성이며 피상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스타일이 개성의 표현으로 사용되지만, 스타일의 개념 형성은 개별적이지 않고 집단적이다. 즉 스타일은 개인의 독창적 특성을 의미하기보다는, 특정 집단의 공통적 특성을 개인이 수용 또는 차용하므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명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특정한 스타일의 옷을 입음으로써 자신이 어떤 범주의 사람인지를 알린다. 이때 자신의 정체성에 일관성을 주기 위한 맥락적인 가치관과 취향이 스타일이 된다. 그리고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패션은 옷 자체로선 유니폼이 아니지만, 자신의 일관된 개성을 나타내는 유니폼이 된다. 


이때 개인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조하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보통은 이미 집단으로 통용되는 스타일 중 가장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고 가능한 자신의 체형에 맞추어 조정하는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타일은 자신의 정체성을 외면적으로 인지 가능한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며, 개인의 태도, 신분, 가치관, 취향이 가시화되어 제품과 공간에 표현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스타일이 구체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스타일은 서로 각자가 생각하는 바를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목적의 매개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타일의 원형과 전형

스타일의 대표적 개념인 ‘원형(原型)’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 B.C. 427-347)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을 기원으로 볼 수 있다. 플라톤의 이데아(IDEA)는 관념과 사물의 절대적인 이상형으로 설명되는데 이것은 여러 개체의 공통적인 특징을 대표하는 스타일의 원형과 비슷한 개념이다. 플라톤은 불변적 본질이면서 이상적 형상인 이데아를 설명하면서 독창적인 해석을 하였다. 


그는 모방(mimesis)을 통해 이데아인 절대적 원형이 이상계, 현상계, 환영계로 전달된다고 하였다. 예를 들어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원형적 형상을 이상계의 의자로 정의 하였고, 현실의 세계 즉 현상계의 시장에서 판매하는 실물의 의자는 이상계의 의자를 개념적으로 모방한 것이라 하였다. 또한, 현실의 의자를 보고 그린 그림 속의 의자는 환영계의 의자를 거짓의 의자라고 하였다. 플라톤은 이상의 의자가 이상계에서 현상계로 그리고 환영계로의 모방을 통해 점차 의자의 원형이 훼손된다고 생각하였다. 플라톤은 ‘원형’이란 영혼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라 하였으며, 불변적 것을 통해 보편을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불변적 원형의 개념은 변하지 않는 단일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스타일의 근원적인 개념으로 이해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하며 변화하지 않는 것은죽은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는 본질이란 보편이며 현실에서 인지 가능한 것들의 공통적 모습으로 그것은 항상 변화를 통해 존재를 지속하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변화를 사물의 실체적 형상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형상인(形相因)18)이라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본질은 다수의 ‘전형’에 의해 동일하게 보이는 것이므로 보편적전형의 공통성인 형상인을 통해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보편적인 전형의 개념은 집단의 공통적 가치관이나 선호를 의미하는 스타일의 유형적 특성과 의미가 같다고 할 수 있다. 스타일의 개념은 플라톤의 ‘이상’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보편’ 절충한것이다. 


즉 스타일이란 ‘이상’과 ‘보편’이란 양면으로 이루어진 동전이다. 스타일의 내면에는 이상적 원형이 있으며 이것이 보편의 전형이 된다. 즉 여러 개체의 외면적 유사성은 스타일의 근원적 모습을 나타내는 원형을 공유하며 그러므로 이 원형은 그 스타일의 모태로서 불변하며, 동시에 다수에 의해 변화하고 전형을 이룬다. 그리고 스타일은 이 전형을 모방하여 다양한 형상과 질료로서 나타나고, 다시 이 다양성은 보편으로서 전형들의 공통적 유형을 이룬다. 이렇게 스타일은 원형과 전형 그리고 유형의 종합적 개념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원형과 전형의 개념은 플로티노스(Plotinus, 204-270)에 의해 연관된 개념으로 재탄생하였다. 이집트 태생의 그리스 철학자인 플로티노스는 플라톤의 이데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보편을 통합하고 거기에 유출과 구원이란 이야기를 적용하여 ‘일원론(一元論, The One)’20)을 만들었다. 그는 플라톤의 선(善, The Good)을 모든 인간이 바라는 궁극의 가치로 하였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이며, 모든 것에 우선하는 영원한 목적의 선은 인간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 행복과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선과 행복, 아름다움은 모두 영원하고 동일한 것으로 그는 이 모두를 통합하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플로티노스는 이를 위해 모든 것보다 우선 한 하나, 모든 것의 근원이란 의미로 ‘일원(一元)’의 개념을 만들었다. 일원은 순수하며 스스로 완벽하여 최상, 최선이고 무한의 것이며 통합체이다. 


따라서 일원은 영원하여 변하지 않고 본질적이며 전체와 개체가 하나이고 모든 형상과 모든 이념이다. 즉 일원은 하나로서 모든 것이다. 플로티노스는 일원을 태양이라 비유하고 세상의 모든 것을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라 하였다. 이 개념은 그의 ‘유출설(The Emanation)’로서 설명되는데 모든 것이 하나의 몸에서 나온, 그래서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태양에서 멀어진 빛이 점차 어두워지듯이 일원에서 멀어질수록 본질을 잃는다는 것이다. 플로티노스는 일원에서 처음 흘러 나오는 것은 ‘지성(intellect)’이라 하였다. 지성은 사유를 통한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등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신활동이다. 일원에서 지성으로 다음으로 흘러나온 것은 ‘영혼(soul)’이다. 영혼은 정신이며,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영혼은 인간의 본질이다. 플로티노스의 일원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이점, 인간이란 실체적 존재로서 삶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다. 플로티노스는 욕망을 지성으로 절제할 때 궁극적 행복인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플로티노스는 일원을 ‘통합(unity)’과 ‘미(beauty)’로 설명한다. 통합은 모든 것을 하나로 일체화하는 것으로, 참된 존재로서 자신을 아는 것이며, 이로써 사물과 영혼, 지성이 하나의 가치를 갖는것이다. 이렇게 하나가 될 때 그 사물은 선한 것이 되며, 그리고 그것은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다. 플로티노스는 이것이 인간이 지켜야 할 윤리적인 교훈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플로티노스는 일원론에서 영혼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삶과 물질 세상에서 욕망을 추구토록 하는 당위성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지성을 통한 절제의 선을 강조한다.22) 또한, 플로티노스는 스타일 생성의 원리인 내면과 외면의 일치를 설명하였다. 플로티노스는 내면과 외면의 일치를 일원이라 하고 예로서 건축가가 마음속 건축의 형상을 현실의 형태로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다. 


그는 페이디아스(Pheidias, c. 480-430 BC)의 작품 중 제우스 상을 설명하면서, “페이디아스는 제우스의 형상 모델로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으며 그의 영혼에서 우러나온 것 즉 가장 제우스적인 것을 표현하였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실제로 페이디아스는 정의를 집행하는 제우스의 내면적 특성을 호머의 일리아드를 통해 얻었으며 이를 외면적으로 장엄하게 표현하였다. 즉 일원이란 지성과 영혼을 통합하여 선과 미를 만드는 것이고, 스타일이란 내면의 실체와 외면의 형상이 일치하여 형상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시대의 공통성으로 소통될 때 그것이 일원의 개념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면을 스타일의 본질로서 ‘실체(實體, substance)’로, 또 외면을 스타일의 구체적 표현으로서 형상(形狀, form)으로 이해하는 것은 일반적 개념이다. 스타일은 내면과 외면의 일치로서 “스타일에서 형상은 외면적인 특성이고, 영혼은 내면적인 특성이다.”26) 실체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형상의 원형이 되며 형상은 그 내면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이다. 


스타일의 실체는 내면으로서 본질을 의미하며 규칙, 원리, 속성 등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그 스타일의 형상은 외면으로서 질료의 물성, 의미의 상징, 대상의 표현 등의 특징을 가진다. ‘인간’에게는 내면이 사고와 성격이요 외면이 모습과 행동인 것처럼, ‘사물’로서는 기능이 내면이고 그 형태가 외면이다. 그리고 ‘현상’의 내면은 원인이고 외면은 결과가 된다. ‘예술’로 서 내면은 예술가의 예술 행위이며 외면은 작품의 형태, 색, 질료, 줄거리, 멜로디 등의 표현적 특징이다. 즉 스타일은 이러한 외면적인 특성과 내면적인 특성을 연결하는 요소들의 공통성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내면과 외면의 연결성에 관한 초점의 연구는 다음의 연구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앤탈(Frederick Antal, 1887–1954)은 그의 저서 '피렌체의 회화와 그 사회적 배경 (Florentine Painting and Its Social Background)'에서 “모든 예술 작품은 실체와 형상의 특수한 상호관계”라 하였으며,27) 사피로(Meyer Schapiro, 1904-1996)는 ‘스타일(Style)’에서 “개인적인 혹은 집단적인 예술에서, 스타일이 일정한 형식, 요소, 자질, 표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 스타일은 형상의 체계이다.”라 하였다.28) 최근의 연구로서 제노바(Genova Judith)는 '스타일의 의의(The Significance of Style)'에서 “스타일은 실체를 형상에 결합하는데서 탄생하며 외면이 내면을 암시한다.”고 하였다.


이홍구. "스타일의 유형." 국내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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